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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타가와 류노스케《애독서에 대한 인상》 (芥川龍之介『愛読書の印象』) 한국어번역

mokkw 2019. 8. 16.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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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조라분코는 저작권이 소멸된 일본작품을 개제하는 사이트로 번역도 가능합니다.

*이 게시글은 아오조라분코에 게재된 작품을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은 제가 했습니다. 

 오역 등의 지적도 받습니다. 재밌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애독서에 대한 인상》



 아이들의 애독서로는 《서유기》가 제일이다. 이 작품은 지금도 내 애독서다. 비유담으로 쓰기에 이보다 더 좋은 걸작은 서양에도 없을 것이다. 제아무리 유명한 존 버니언의《천로역정》이라도 《서유기》는 이길 수 없다.  《수호지》도 애독서 중 하나다. 이 작품 또한 지금도 애독하고 있다. 한때는 《수호지》 에 나오는 108명의 호걸들의 이름을 줄줄 외운 적도 있다. 그 당시엔 오이카와 슌타로의 모험소설보다 《수호지》나 《서유기》가 훨씬 재미있었다. 


 중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도쿠토미 로카의 《자연과 인생》, 다카야마 초규의 《헤이케 잡감》, 고지마 우스이의《일본산수론》을 애독했다. 동시에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이즈미 쿄카의 《풍류선》, 사이토 료쿠의 《아라레자케》를 애독했다. 그래서 마냥 남 일 같지만은 않다. 내게도 잡지《문장클럽》의 <청년문사록>에나 실릴 법한 '톨스토이, 쓰보우치 시코, 오마치 게이케츠' 시대가 있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이런저런 책을 읽었다. 특별히 애독했다고 할만한 책은 없지만, 굳이 말하자면 오스카 와일드나 테오필 고티에 같은 현란한 소설을 좋아했다. 그건 아마 내 성격에 잘 맞아서 그런 것이겠지만, 일본 특유의 자연주의적인 소설에 대한 반동도 한몫했지 싶다. 하지만 고등학교 졸업 전후로 어찌 된 영문인지 취미나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에 큰 변화가 있었고, 앞서 언급했던 오스카 와일드나 테오필 고티에 같은 작가의 작품을 몹시 싫어하게 되었다.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 등으로 기울기 시작한 것도 이쯤이다. 그때의 심정으로 말할 것 같으면 미켈란젤로 같은 힘을 가진 예술은 전부 벽돌로 보였다. 이건 그때 읽었던 《장 크리스토프》 등의 영향인 것 같다.


 이는 대학을 졸업한 뒤에도 계속 되었는데, 불타는 듯한 힘에 대한 숭배심이 조금씩 사라지면서 일 년전부터는 고요한 힘을 가진 책에 이끌리고 있다. 다만 고요한 힘이라고는 해도, 고요하기만 하고 힘이 없는 작품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이러한 점에서 스탕달이나 메리메, 일본으로 말하자면 이하라 사이카쿠 같은 소설은 지금의 나에겐 재밌기도 하면서 또 공부가 되는 책이다.


 참고로 말해두지만 이전에 《장 크리스토프》를 꺼내 읽어봤는데 감흥이 예전 같지 않았다. 그때 좋아했던 책은 이제 더는 재밌게 읽을 수 없는 건가 싶었는데, 《안나 카레니나》를 꺼내 읽어보니 이 책은 예전처럼 감사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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